난생처음 눈에 이상이 생겨 본원에 방문한 손님이 시력검사(굴절검사) 도중 불현듯 이런 질문을 합니다.
“눈에 이상이 없는지 안과부터 가봐야 하지 않을까요?”
검사하는 당사자한테는 좀 맥이 풀리는 질문이자 조금 당황스럽고 불쾌하게 여겨지는 질문이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크므로 외면하거나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당혹스러운 마음을 가다듬고 몇 가지 질문을 드립니다.
“백내장이나 안질환을 앓으신 적이 있거나 기타 질환으로 안과 치료를 받으신 적 있나요?”
“없는데요... 지난번 검진 갔을 때 녹내장은 좀 있다고 하더군요.”
“혹시라도 굴절검사 도중 백내장, 녹내장, 황반부 변성, 안 건조증, 등... 기타 안질환이 의심되거나 안과질환이 발견되거나 증상이 심한 상태라고 판단되면 지정 안과로 보내 드립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시력검사 해달라고 하셔서 정성 컷 검사해 드렸지요.
시력검사 결과 교정시력은 물론 양안시교정도 잘되고 낮은 도수에서 1.0까지 쾌적하게 잘 나왔습니다.
“시력 잘 나오고 다른 질병은 없는 것 같습니다”라고 친절하게 설명드렸더니 안도하는 눈치였습니다.
자각식 굴절검사 결과,
고객(40대 초반)은, add +1.25로 가까운 곳을 보는데 불편을 겪고 있었습니다.
"손님은 초기 노안 입니다!"
교정 전과 교정 후를 비교, 직접 보여 드리고(Show) 교정하는 게 어떻겠냐고 설명드렸더니 알아서 해 달라고 하면서 노안 초기 증상에 적합한 피로 감소형 안경렌즈(어시스트 렌즈) 맞추시고 가셨습니다.
여러분들은 시력검사를 어디서 하고 계시나요?
동네 안경원?
체인점 안경원?
동네 안과?
종합병원 안과?
의료 선진국, 미국, 호주, 영국, 캐나다 등 몇몇 나라는
업무 범위에 따라 안과의사, 안경사, 검안사, 이렇게 세 가지 부류로 나눠져 있습니다.
검안사(Optometrist) 란?
시력검사자 또는 안경 검사자라고도 하며, 일반 의사 이외에 검안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다.
콘택트렌즈 등의 검사 처방을 하며, 미국에서는 1924년까지 거의 모든 주에서 검안사 제도가 확립되어, 의사 이외의 사람의 안경 처방이 허용되었다. 그들의 대부분은 안경상(眼鏡商)을 겸한다.
안경사(optician) 란?
한국에서는 1987년 11월 안경사 제도를 도입하여, 시력검사 업무범위를 정하고 있다.
시력의 교정 및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과학적인 검사와 처방에 따라 시력보정용 안경 등을 조제, 가공하여 제공하는 전문 직업인이다.
얼굴 형태, 눈의 크기, 두 눈동자 사이의 거리, 각막의 두께, 코의 높이를 측정해서 여러분의 얼굴에 가장 알맞은 안경을 추천합니다.
· 여러분의 시력에 알맞은 안경알이나 콘택트렌즈를 맞춰줍니다.
· 시력을 측정하고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안과 의사에게 가보라고 조언해 주기도 합니다.
위에 언급한 의료 선진국에서는,
검안사가 눈을 검사해봐서 질병이 있어서 치료를 필요로 하면, 안과 의사에게 보내고,
그냥 눈이 나쁜 거면 안경원으로 보내서 안경을 맞추도록 합니다.
안과의사는 눈을 수술하거나 치료하는 역할이고, 안경사는 안경을 맞춰주는 역할,
검안사는 눈을 검사해서,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결정하는 역할입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아직 검안사 제도가 없습니다. 안경사 국가제도가 아직 없는 옆 나라 일본에 비하면
비교적 체계적인 편이지만 검안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보게 되면 아직 미흡한 부분입니다.
그러면 검안사가 없는 우리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나?
안과의사와 안경사, 둘 다 시력검사를 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오래전에는 안과에서 시력검사 후 안경원에서 안경을 맞춘 뒤에 반드시 확인검사를 위해 다시 안과를 방문해야 했습니다. 문론 안경사 제도가 시행되기 이전이었겠지요.
그 당시 안경원에서 안과 쪽에 소개비로 리베이트가 지급되고 있던 시스템이었습니다.
물론 그런 관행은 아직도 일부분 남아있습니다만...
현재는 안경원의 가장 주요업무 중 하나가 "검안"이라고 할 정도로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럼 시력검사는 어디서 받아야 정확하느냐? 안과? 안경원?
둘 중 어디라고 정확히 말씀드리지는 못하겠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만 6세 이하 어린이나, 질병 체크를 위해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거나 눈의 전반적인 질병 유무를 체크하기 위해서는 안과를 가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만6세는 성인시력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 입니다.성인시력이 완성되어지는 만 6세 이전 취학 전 아동은 1년에 한 번씩 안과검진을 받아 보는게 좋습니다.(산동검사,사위,사시검사,등 기타 검사)
< 그런 말은 나도 할 수 있어 >
안과는 시력검사보다는 질병 치료나 수술 등 뭐랄까 더 중요한 업무에 초점이 맞춰져있습니다.
포털에서 "안과"를 검색해보면 라식 라섹 백내장 등 수술이 제일 많이 나옵니다.
그다음 질환을 찾아내는 검진이 많구요, 단순 시력검사는 작은 한 부분입니다.
그러다 보니 시력검사에는 비중을 많이 두지 않는 편입니다.
< 녹색창이 전해주는 "안과" >
실제 대부분의 안과에서 시력검사는 의사선생님이 직접 하지 않고 고용된 안경사가 하고 있습니다.
안경원의 경우는 어떨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안경원은 다른 진단은 할 수 없고 오로지 안경을 위한 굴절검사(시력검사)만 가능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안경원의 시력검사는 착용자의 안경에 포커스가 맞춰져있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안과처방대로 안경을 만들었을 때,
A 안과는 이상이 없는데 B 안과의 경우 유난히 종종 클레임이 있곤 했습니다.
다시 검사해서 도수를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 클레임이 해소되곤 했었는데요,
안과의 경우도 완벽하진 않을 수 있으니 안경 맞추실 때 안경원에서 확인을 한번 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안경원의 경우도,
검사를 잘하는 안경원과 자주 클레임이 나는 안경원이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안경원이 아니라 검사를 담당한 "안경사" 가 맞겠지요.
같은 안경원 내에서도 검사자별로 안경도수 클레임의 빈도가 많이 다른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시력검사 경력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가 옆에서 지켜봤던 바로는 끊임없는 공부와 임상경험이 조합이 되어야 합니다.
예전에는, 그러니까 90년대, 2000년대 중반까지도 환자의 눈의 상태에 대해 종합적으로 정확하게
체계적인 검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선진국에는 있었지만, 국내에서 널리 사용되지는 않았었습니다.
지금은 많은 안경사들이 환자의 눈을 정밀하게 검사하는 방법에 대해 많이 공부도 하고,
공학의 발달에 따라 그 검사를 가능케해주는 장비도 매년 새롭게 더 정밀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공부를 꾸준히 하면서 임상경험을 많이 쌓는 안경사들이 현재 검안사 제도가 없는 국내 환경에서
질 높은 시력검사를 잘하는 분들입니다.
다만, 안경을 위한 검사 이외에 다른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안경사가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으므로 안과의사 선생님께 검사 받아보기를 권해 드리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안과병원의 조치를 최우선시 하시면 되겠습니다.
첨단 검안장비 시스템이 아주 잘 되어있는 안경원의 경우,
안과의사 선생님들도 오셔서 검사받으시고 안경을 써보시면 감탄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에, 시대와 장비가 바뀌었음에도 새로운 공부 없이 검사를 하시는 분들이나
임상이 부족한 경우에는 시력검사가 불충분할 확률이 조금 더 있을 수 있겠습니다.
(첨단 장비도 사용하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 성능이 좌우 됩니다.)
이웃나라 일본도 사정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 일본 안경원 >
앞서 말씀드렸듯이 일본에는 안경사 제도가 아직 없습니다.
아직까지 업소를 운영하는 곳들도 많다고 합니다.(나중에 안 이유이지만, 20~30년간 리스<lease> 즉, 장기임대로 구입해서 쓰고 있는 현실이었음).
수년 전, 일본의 200여 개 체인점 안경원이 450여 개 안경 체인점을 인수, 합병한 일이 있었습니다.
중소 안경체인점이 거대 안경체인점을 집어삼킨 일은, 일본 매스컴 뉴스에 나올 정도로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합니다.
200군데 안경원 을 운영하는 사쪼(회장)의 초청으로 방문한 적 있는데, 3박 4일 동안 비서를 시켜 체인점 곳곳을 구경시켜주고 심지어 본부 물류창고까지 보여 줬는데, 쌓여있는 검안기기를 비롯한 안경 물량이 실로 어마어마했습니다. 쌓여 있던 검안기기는 오래전까지만 해도 중고로 한국에 들여와 판매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국내 검안기 시장의 높아진 요구수준과 맞지 않아 지금은 동남아 후진국으로 수출된다고 합니다. 그때 비서가 설명한 걸 지금 떠올려보니 600~700여 군데 안경원 검안기는 대부분 리스 였던 겁니다.
디지털 시대에 아나로그적 장비. 변화를 싫어하는 그들의 특성도 한몫을 차지하는 부분이라 생각 됩니다.
새로 나온 신제품들에 대응하는 측정이나 검사에 대해 공부가 되어있지도 않고정보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보니 클레임이 발생했을 경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말이 공감이 가는 부분입니다.
정작 광학기기 제품은 일본 제품이 세계 최고인데 말이죠...
< 한국의 검안사 >
안경사가 시력검사 등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해서 절대로 검안사라는 호칭으로 불리거나 하면 안 됩니다. 외국학위의 정식 검안사와는 학습이나 임상의 깊이와 질이 확연히 다르고 업무의 범위나 성격 등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굴절이나 색각, 양안시등 안경을 위한 검사를 하는 것과 질병 유무, 치료 계획, 비전테라피 등 그 사람의 사생활은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처치하는 검안사의 일과는 다른 업무입니다.
물론 미국이나 호주 등에서 검안사 학위를 취득하고 국내에 오셔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해외에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구요. 몇 해 전 독일 프랑크푸르트 여행 때 잠깐 구경한 적 있는 “kim's 안경”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독일 마이스터(장인)를 취득해서 독일인들을 상대로 영업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 독일의 마이스터 제도 >
독일은 안경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학과정 6년, 견습 기간 3년, 도제 3년, 약 12년을 공부해서 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고 한다. 안경사를 닥터(doctor)라고 부르며, 그 대신 안경값이 비싼 게 흠이다.
이야기가 딴 길로 샜지만,
결론은 안경을 편하게 쓰기 위한 시력검사는 안경원을 추천하고, 안질환이나 사시, 저시력 등 특별한 처치를 필요로 할 경우나 기타 검사를 하고자 할 때에는 안과를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시력검사는 안경원에서 하시더라도 1,2년에 한번 정도는 안압이나 안저, 녹내장, 백내장, 시신경위축 등
안과 검진을 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사실은 그게 제대로 안되고 있죠? ㅎㅎ)
오늘은 시력검사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혹시 갑자기 시력검사 한게 언제인지 생각이 안 나시나요?
성인은 1년에 한 번, 미성년 성장기 학생은 6개월에 한번, 시력검사를 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컴퓨터 등 가까운 곳을 집중해서 오래 보시는 분들은 꼭 안경원을 방문하여 시력 검사해보시고 굴절상담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