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의 안경, 선글라스 피팅
안경 인생 41년(교육기간 포함) 동안 전무후무한 피팅 新기록을 소개 합니다.
이제부터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유독 좋아하셨던 유명 극작가의 안경, 선글라스 피팅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저희 안경원 매장에 오실 때마다 특색 있는 안경, 선글라스를 거침없이 구매하신 여성 고객이 있었습니다.
최소 1-3개 내지는, 많게는 4~6개.
과히 컬렉션 수준입니다.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최고 vip 고객입니다.
하루는 수년 동안 구입했던(컬렉션 이란 표현이 옳을 듯...) 안경, 선글라스를 무려 14개를 들고 방문하셨습니다. 며칠 전 구입하셨던 안경 1개, 선글라스 2개를 포함해서 총 17개 안경, 선글라스를 꺼내 케이스와 함께 나열해 놓으니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유리 피팅 공간 한 칸이 꽉 찰 정도로 방대하고 어마 무시한 물량입니다.
필자가 한창 효소에 빠져 취미생활을 할 때인데, 몸에 좋은 발효액을 드리면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저는 피팅에 열중하느라 여 안경사에게 부탁하려다가 효소와 물의 비율이 중요하므로 직접 타 드려야 하는 데, 드리는 데로 사양하지 않고 받아 마십니다. GOOD~!!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ㅋ
작가는 정신노동의 강도가 보통 큰 게 아니라서 건강에 각별히 신경 쓰시는듯했습니다.
탈고가 끝나면, 병원 입원실 행 이라고 하더군요.
각설하고,
이제부터 총 17개의 안경, 선글라스 피팅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프랑스 가구 디자이너 Philippe Starck이 설계 디자인한 Miss Galbal 핑크색 의자입니다.
2004년 구입한 이후로 줄기차게 사용해온 피팅 의자 겸 상담 의자입니다. 내구성이나 디자인에서 지금도 손색이 없네요.
고객은 이 의자에 앉고 필자는 다른 의자에 앉아 피팅을 시작합니다.
하나둘씩 피팅이 끝나기까지 지구전을 펼쳐야 합니다.
절반 정도 피팅이 끝나갈 무렵, 2시간이 흘렀습니다.
피팅은,
온 마음과 온 힘을 다 기울여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 여조삭비(如鳥數飛)의 기술이기 때문에 심신은
점점 지쳐갑니다. 서서히 지쳐갈 무렵, 포기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잠시,,,
오기가 생깁니다. ‘까짓 거 그래, 끝까지 해보자~!!’
17개의 안경, 선글라스가, 평범한 제품이 아니기에, 하나하나 신중하고 집중을 요하는 작업입니다.
너무 지친 나머지 좀 쉬었다 하자고 말씀드렸더니 그러자고 합니다.
앞서 설명드린
무려 17개의 안경, 선글라스를 피팅 하는데 ,,,
들락거리는 다른 손님은 직원들에게 맡기고 오로지 한 분의 고객에게 몰두했던 시간은?
장장 4시간 30분 걸렸습니다. ㅋ 기진맥진, 떡이 되었죠.
피팅을 진행하는 동안 고객께서는 화장실 딱 한두 번 다녀오시는 짧은 시간 외에는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그 자리에 계속 앉아 계셨습니다.
피검자 고객님도 대단하시지 않나요?
장장 4시간 30여 분 피팅을 마치고,
"이제 다 됐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손님께서는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서로 주고받는 인사로 무사히 17개의 피팅을 마무리했죠.
그런데, 얼굴 붉어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한사코 사양했지만 고객께서 고생했다고 저녁을 대접 하시겠다고 합니다.
필자는 겉보기와 달리, 소심해서 그런지 낯가림이 심합니다.
매장에서 고객으로 마주 대하는 것과 다른 공간에서 마주 대하는 건 다릅니다.
낯선 장소에서 미모의 여성분과 마주하면서 근사한 저녁식사를 한다는 게 수줍음을 많이 타고
낯가림이 심한 필자의 체질에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끄러워서 얼굴이 홍당무가 된 거고요. ᄏᄏ
""그래서? 같이 식사하셨나요?""
궁금하시겠지만, 독자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사실 처음으로 밝히는 건데요,
체력이 좋은 필자인데, 다음날 몸살 났습니다.
피팅은, 5감을 총동원하여 혼을 쏟아 부어야 하는 기술이기에 진이 빠지는 작업입니다.
찬란한, 그러나 무지막지 했던,,,
몸 사리지 않고 열정이 충만했던 필자의 “전무후무 한 피팅 신기록(新記錄),”
이상,,,, “ 에피소드 ”를 마치겠습니다.
▶안경은, 과학이 아니고 "기술"이다.
▶안경원은, 화려한 포장과 이미지보다 "실력"그 자체로 평가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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